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제 머릿속을 스친 건 수술실, 항암치료, 머리카락이 빠지는 모습, 그리고 통증이었습니다. 하지만 진단 이후 병원에서 설명을 듣던 중 전혀 다른 치료법—몸을 열지 않고, 통증도 거의 없는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바로 ‘자기장’과 ‘초음파’를 활용한 새로운 암 치료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이게 진짜 효과가 있을까 의심했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이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암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이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기장 치료, 삶의 질을 지키는 희망 – TTF를 직접 경험하며
저는 뇌종양(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이후, 수술과 항암을 병행한 뒤 의사로부터 ‘TTF 치료’라는 선택지를 소개받았습니다. 전기장을 통해 암세포 분열을 억제한다는 설명은 처음엔 생소했지만, 고통 없이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치료 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까다로웠습니다. Optune이라는 치료기를 지급받고, 두피에 전도성 패드를 부착한 뒤 하루 18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착용해야 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꽤 부담스러웠고, 머리를 밀어야 한다는 현실도 처음엔 많이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항암치료의 구토, 면역저하, 입원 같은 경험을 생각해보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장점이었습니다.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패드 부착 부위에 피부 자극이 생기기도 했지만,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로 관리가 가능했고, 피로감은 전통적인 항암보다 훨씬 덜했습니다. 치료 중 주기적인 MRI 촬영을 통해 종양의 크기를 확인했고, 의료진은 치료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 치료가 모든 암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뇌종양 외에도 일부 폐암, 난소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적용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기기 가격도 만만치 않고, 보험 적용도 일부만 되고 있어서 경제적 부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존 치료가 버겁거나, 재발 방지에 힘을 실을 방법을 찾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강도집속초음파(HIFU), 수술 없이 종양을 없애는 길
제 지인은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대신 HIFU를 선택했습니다. 고강도집속초음파, 이름만 들으면 생소했지만, 외부에서 초음파를 종양에 집중시켜 태워 없애는 방식이라고 들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절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저 기계 위에 누워 있는 것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은 마치 영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 치료도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약간의 진통제만 사용한 채로 시술을 받고, 몇 시간 뒤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회복도 빠르고, 소변장애나 통증 같은 부작용도 거의 없었습니다. 친구는 치료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했고, 정기검진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전립선암뿐 아니라 자궁근종, 간암, 췌장암 일부에서도 적용된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실시간 MRI로 종양의 위치를 보면서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어서, 주변 조직 손상을 거의 막을 수 있다고 설명받았습니다. 하지만 제한도 있습니다. 종양이 깊거나, 뼈나 공기층 뒤에 있을 경우 초음파가 닿기 어려워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일부 환자에겐 마취나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고, 비용 역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치료 효과에 대한 장기 생존률 데이터는 아직 축적 중이라는 점에서, 표준 치료로 완전히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환자로서 느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저나 제 지인처럼 암이라는 무게 앞에서 삶의 균형을 고민하게 된 환자들에게 ‘무통증 치료’는 생존을 넘어선 이야기입니다. 어떤 치료를 받느냐는 단지 병을 이기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요소였습니다. 자기장 치료든 초음파 치료든, 기존 항암이나 수술보다 덜 고통스럽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기술들을 선택할 수 있는 환자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병원을 직접 찾아가도 이 장비가 없거나,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가 큰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치료 효과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기에 반드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기술이 더 널리 보급되고, 더 많은 암 환자들이 고통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아직 완치라는 단어를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고통 없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하루가 달라졌습니다. 병과 싸우는 데 있어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기술은 발전했고,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고통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길, 진심으로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