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손목 건초염’입니다. 특히 육아나 집안일, 혹은 반복된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손목이 자주 쓰이는 일상에서는 더더욱 쉽게 발생합니다. 제 어머니도 집안일을 하시다 손목 건초염이 생겨 1년 가까이 병원 치료를 받아오고 계십니다.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집안일도 중단하셨고, 물건도 제대로 들지 않으셨지만 아직 통증이 줄지 않아 저 역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제 환자와 가족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담아, 손목 건초염의 원인과 치료,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회복 방향까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손목건초염의 주요 원인
반복된 손목 사용의 누적된 부담 : 손목 건초염은 손가락과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힘줄이 움직일 때마다 건초와 마찰을 일으키는데, 이 마찰이 반복되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특히 육체노동이나 반복되는 손 움직임이 많은 환경에서 쉽게 발생합니다. 요리, 청소, 설거지 등 주부들의 일상적인 집안일도 손목에 큰 부담을 줍니다. 제 어머니의 경우도 이런 반복적인 사용이 누적되어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이 찾아왔고, 이후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손목건초염은 큰 외상을 입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 피로감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염증이 만성화되면 힘줄이 섬유화되고, 움직일 때마다 심한 통증이 생겨 일상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엄지손가락 쪽에 생기는 드퀘르벵 건초염은 특히 심한데, 컵을 들거나 문고리를 돌리는 사소한 동작조차 날카로운 통증을 유발합니다. 어머니도 손목이 욱신거리다 못해 손가락 하나 펴는 것도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통증은 단순한 ‘손 아픔’이 아니라, 삶의 질 자체를 무너뜨리는 고통입니다.
1년째 지속되는 치료 왜 잘 낫지 않을까?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손목 사용을 줄이고, 약물 치료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호전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 어머니처럼 치료를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지속했는데도 호전이 없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머니는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주사도 맞아 보셨고, 초음파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도 꾸준히 받으셨습니다. 집안일도 내려놓고 거의 손목을 쓰지 않으셨지만, 통증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때로는 더 심해지는 듯 보였습니다.이럴 경우에는 몇 가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첫째, 건초염이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유사한 증상들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재진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둘째, 손목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도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고정하면 손목 주변 근육이 약화되고, 혈류가 떨어지면서 회복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정 수준의 스트레칭과 유연한 운동은 꼭 필요합니다.
또한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맞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한계를 느낄 때에는 수술적인 치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건초를 절개하여 힘줄의 공간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회복 기간이 짧고 재발률도 낮은 편입니다. 물론 이는 마지막 선택이어야 하겠지만, 수개월 이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가족과 상의하여 선택지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족도 현재 이 부분을 고민 중입니다.
생활 속 습관과 스트레칭이 주는 변화
어머니의 경우를 보며 느낀 건, 약물이나 물리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손목을 회복시키려면 생활습관을 바꾸고, 손목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시간 자체를 줄이거나, 컴퓨터 사용 시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처럼 작은 변화들이 손목에 주는 영향을 줄여줍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팔 전체로 분산해서 들고, 손목 꺾임을 최소화하는 자세도 함께 연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트레칭입니다. 손목을 가볍게 돌리고, 손등과 손바닥을 부드럽게 당기는 동작, 엄지와 손가락을 이용해 손바닥을 이완시키는 운동은 하루에 3~5분씩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운동 전후로 온찜질을 병행하면 근육과 건초가 부드러워져 부상의 위험도 줄어듭니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하루에 두 번씩 스트레칭을 하며, 회복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노력 중입니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건, 심리적인 안정감입니다. 아픈 사람은 외로움을 가장 크게 느낍니다. ‘왜 나만 이럴까’, ‘이대로 계속 아프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치료 의지를 떨어뜨리고 실제 통증을 더 민감하게 만듭니다. 저는 그래서 매일 어머니 손을 잡아드리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우리가 같이 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꼭 전하려 합니다. 통증 치료에는 그런 마음의 약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손목건초염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닙니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과 환자의 심리적인 지지와 올바른 정보, 생활습관의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비로소 ‘회복’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처럼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기억해주세요. 통증은 혼자 감당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한다면, 천천히라도 분명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